확정일자 부여현황 떼는 법, 다가구 선순위 보증금 확인하기
다가구는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이 등기부에 나오지 않습니다. 확정일자 부여현황과 전입세대 열람으로 계약 전에 선순위 규모를 가늠하는 방법과 임대인 동의가 필요한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다가구는 등기부만 봐서는 앞선 보증금이 안 보여요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서 근저당이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그 건물이 다가구주택이라면 그 안심이 이릅니다.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으로 분류돼서 **한 동 전체가 하나의 등기부**예요. 호실별로 등기부가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 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은 호실마다 독립된 등기부가 있어요.
이 차이 때문에 결정적인 일이 생깁니다. **다른 세대 임차인의 보증금은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아요.** 임차권등기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열 세대가 각각 보증금을 넣고 살고 있어도 등기부에는 아무 흔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경매가 진행되면 나보다 먼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세대가 먼저 배당을 받고, 남은 재원에서 내 차례가 와요. 근저당이 0원인 건물에서도 내 보증금이 회수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다가구 계약에서 진짜 확인해야 할 숫자는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아니라 **나보다 앞선 보증금의 합계**입니다. 문제는 이걸 알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거예요. 이 글은 그 방법과 한계를 정직하게 정리합니다.
확정일자 부여현황은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으로 받아요
먼저 용어부터 정리할게요. 흔히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뗀다"고 말하지만, 제도상으로는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이라는 절차입니다.
중요한 건 이게 내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는 절차와 **완전히 다른 제도**라는 점이에요.
| 구분 | 확정일자 부여 |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 |
|---|---|---|
| 목적 | 내 계약서에 날짜를 인증받기 | 그 주택에 잡혀 있는 임대차 정보를 확인하기 |
| 신청 주체 | 계약 당사자 | 이해관계인, 또는 임대인 동의를 받은 계약 체결 예정자 |
| 결과물 | 확정일자가 부여된 계약서 | 목적물·부여일·차임과 보증금·기간이 기록된 자료 |
같은 확정일자부를 두고 하나는 기록하는 절차, 하나는 읽는 절차인 셈이에요. 내 확정일자를 어디서 어떻게 받는지는 그 주제만 따로 다룬 글이 있으니, 이 글에서는 **남의 계약을 확인하는 쪽**만 봅니다. 요청은 확정일자부여기관에 하고, 정보제공 수수료는 1건마다 600원입니다. 이때 출력물이 10장을 넘으면 초과분 1장마다 50원이 더 붙는데, 세대 수가 많은 다가구라면 이 초과분이 실제로 생길 수 있어요.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하면 500원이고, 이쪽에는 초과분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은 임대인 동의가 필요해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자, 인터넷에 잘못된 설명이 가장 많은 대목입니다.
**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이 이 정보를 요청하려면 임대인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규칙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로서 **임대인의 동의를 받은 자** 또는 이해관계인이 확정일자정보의 제공을 요청하는 때에는 정해진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어요.
"이제는 동의 없이도 열람할 수 있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보셨다면 정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계약 전 단계에서 남의 임대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동의를 전제로 한 절차**예요. 이미 계약을 체결해 이해관계인 자격을 갖춘 뒤라면 그 자격으로 요청하는 경로가 별도로 있지만, 그건 계약 전에 위험을 걸러내려는 목적과는 시점이 어긋납니다.
제출 서류도 "동의서 한 장"이 아니에요.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서와 함께 **임대인의 동의서**, 그리고 인감증명서나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또는 신분증명서 사본처럼 **동의를 받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계약 자리나 그 이전에 **동의서와 증명 서류를 함께 받아두세요.** 나중에 따로 받으려면 임대인을 다시 만나야 하고, 그사이 계약이 진행되어 버리거든요.
동의를 요구하는 게 무리한 부탁도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과 차임·보증금 등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시하도록 되어 있고, 계약 체결 전에 정보제공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이를 갈음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임대인 쪽에도 맞물린 의무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제시 의무는 2023년 4월 18일부터 시행된 내용이고 최근에 새로 생긴 제도가 아니에요.
받아볼 수 있는 정보의 범위는 정해져 있어요
동의를 받아 요청하면 무엇이 나올까요. 기대치를 미리 맞춰두는 게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이해관계인, 그리고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요청하는 계약 체결 예정자가 받을 수 있는 항목은 **네 가지**입니다.
- 임대차목적물
- 확정일자 부여일
- 차임·보증금
- 임대차기간
여기에 **임차인의 이름이나 인적사항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누가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계약의 당사자 본인이라면 인적 정보나 전산에 저장된 계약증서까지 포함해 더 넓은 범위를 받을 수 있지만, 계약 체결 예정자는 위 네 항목까지예요.
그래도 목적은 달성됩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이름이 아니라 **얼마가 언제 잡혀 있는가**니까요. 부여일과 보증금이 나오면 나보다 앞선 순위에 얼마가 쌓여 있는지를 더해볼 수 있습니다.
전입세대 열람과 함께 대조해야 빈틈이 줄어요
확정일자 부여현황 하나만으로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임차인은 여기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더라도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춘 세대는 대항력이 있고, 보증금이 소액임차인 기준 안이라면 최우선변제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확정일자부에 없어도 배당에서는 존재감이 있는 세대가 생겨요.
그래서 다른 서류와 대조합니다.
| 서류 | 알 수 있는 것 | 못 보는 것 |
|---|---|---|
| 확정일자 부여현황 |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의 부여일·보증금·기간 |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세대 |
| 전입세대 확인 서류 | 그 주소에 전입되어 있는 세대의 존재 | 각 세대의 보증금 금액 |
두 서류는 같은 서류가 아니고 발급처와 신청 요건도 다릅니다. 하지만 서로의 빈칸을 메워요. 전입세대 확인 서류에는 나오는데 확정일자 부여현황에는 없는 세대가 보인다면,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세대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대조하면서 **세대 수 자체도 세어보세요.** 임대인이 "여섯 가구예요"라고 했는데 전입세대가 아홉이라면 설명과 실제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등록임대주택이라면 다른 경로가 있어요
계약하려는 집이 임대사업자에게 등록된 물건이라면 사정이 조금 낫습니다.
민간임대주택에 **둘 이상의 임대차계약이 존재하는 등 정해진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임대사업자는 그 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에게 확정일자부에 기재된 차임과 보증금 등의 정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동의를 구해서 내가 떼러 가는 게 아니라, **임대사업자 쪽에 제공 의무**가 걸려 있는 구조예요. 그러니 등록임대 물건이라면 이 정보 제공을 정식으로 요청하시고, 받은 내용을 앞서 말한 서류들과 대조해보세요.
임대인이 서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신호예요
이 글에서 가장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부분입니다. **계약 전에 임차인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확정일자 부여현황은 동의가 있어야 하고, 전입세대 확인 서류도 요건이 있으며(임대인의 동의나 계약 관계를 소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납 국세 열람도 임대인의 동의나 계약 체결 이후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계약 전 단계에서 임차인이 혼자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 정도예요. 그리고 그 두 서류에는 다른 세대의 보증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협조 여부 자체가 정보가 됩니다. 동의서를 써주지 않거나, 선순위 보증금 내역을 적어달라는 요청을 미루거나, 납세증명서 제시를 피하거나, 금액을 말로는 해주는데 서면으로는 못 준다고 하는 경우요. 권리관계에 문제가 없는 임대인이 이 요구를 거절할 이유는 별로 없어요. 거절이나 회피가 반복된다면 그건 서류를 못 본 상태가 아니라 **한 가지를 알아낸 상태**입니다.
반대로 협조를 받았다면 받은 내용을 **계약서 특약으로 옮겨두세요.** "계약일 현재 본 건물의 선순위 임차보증금 합계는 금 ○○원이며, 이와 다를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임대인은 받은 금원을 즉시 반환한다"처럼 금액을 특정해 적어두면 나중에 말이 달라졌을 때 근거가 됩니다.
서류를 다 받아도 남는 빈틈이 있어요
서류를 모두 받았다고 해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남는 빈틈을 알고 계셔야 판단이 정확해져요.
**첫째,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세대는 확정일자 부여현황에 나오지 않습니다.** 전입세대 확인 서류와 대조해도 금액까지는 알 수 없어요.
**둘째, 서류는 발급 시점의 상태만 보여줍니다.** 서류를 받은 뒤 잔금일 사이에 새 계약이 들어올 수 있어서, 잔금 직전에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셋째, 최우선변제에서 안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가구는 경매가 진행되면 여러 세대의 최우선변제권이 동시에 행사될 수 있어요. 그런데 보증금 중 일정액의 범위는 **주택가액(대지의 가액을 포함합니다)의 2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요구액 합계가 이 한도를 넘으면 각 세대가 받을 금액이 비례해서 줄어들어요. "나는 소액임차인이니까 최우선변제로 받으면 된다"는 계산이 다가구에서는 그대로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판정 기준일도 오늘이 아니라 **등기부상 최초 담보물권 설정일**이고 시기와 지역에 따라 금액이 다릅니다. 2023년 2월 21일 이후 기준으로 보증금 중 일정액은 서울 5,500만원, 과밀억제권역등 4,800만원, 광역시등 2,800만원, 그 밖의 지역 2,500만원이에요.
**넷째, 서류를 받아도 그 숫자를 해석해야 합니다.** 보증금 합계를 구했다면 그 집의 가치와 비교해야 의미가 생기는데, 다가구는 시세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가치 산정 자체가 쉽지 않아요.
집토스리포트는 건축물대장 층별 면적으로 호실 수를 추산하고 해당 지역과 건축년도의 전세 실거래 통계를 적용해, 나보다 앞선 보증금이 대략 어느 규모인지를 **추정치**로 알려줍니다. 전월세가 섞여 있는 경우와 전부 전세인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로 보여주고, 추정 시세와 함께 놓고 경매가 진행됐을 때 회수 가능한 금액도 계산해줘요. 다만 이 값은 통계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이고 실제 계약 내역을 확인한 결과가 아닙니다. 규모를 가늠해 협상의 출발점을 잡는 용도로 쓰시고, **실제 내역은 계약 전에 임대인에게 확인받으셔야** 합니다.